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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쓰는 방 (90) 인생 그네 올라갔다 내려갔다 널뛰는 그네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지 그 하늘 끝과 땅의 끝을 나도 가본 적이 없으니까 그 깊은 수렁 안으로는 누구도 부를 수 없지 수렁 밖으로 나가는 길을 모르니까 그 높은 하늘까지 같이 날아오르자 할 수 없지 하늘 아래로 내려올 줄 모르니까 정상인지 비정상인지 알 수 없는 그 끝없는 굴레를 맴돌며 누군가는 살아가겠지 춤추며 노래하며 연기하며 요리하며 먹이며 청소하며 일하며 놀며 잠자며 온갖 것을 다해보고 또 온갖 사람을 다 만나보고 그때는 깨달아지겠지 때론 우울하고 슬프고 절망적이고 화가 나고 기쁘고 환장하며 낄낄대며 인생이라는 조울 그네를 탄다는 걸 그리고 내일 또 그네를 타지 어떻게 내리는지 언제 멈추는지 알 수 없지만 더보기
시 쓰는 방 (89) 어제의 하루 비 오는 날 씻고 나와 덜 말린 머리카락 채로 침대에 누워본다 살짝 떨어진 체온 때문인지 에어컨 바람에 발가락이 시려온다 발가락을 따뜻하게 감싸주는 양말을 신고 이불 속에 몸을 잠시 누인다 분명 많은 것들을 할 생각을 했는데 눈을 떠보니 아침이 되어있다 아무 생각 없이 쉬라는 신의 보호하심이었나? 허무한 지난 하루에 조금 헛헛한 마음이 들지만 일어나 새로운 하루를 시작해 본다 가끔은 정신을 놓고 어제의 하루가 지나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 잠시 쉬어가도 다시 일어나면 오늘이라는 하루가 있으니까 더보기
시 쓰는 방 (88) 노래가 시작되었다 호흡을 가다듬고 치아를 정렬하고 입안에 물 한 모금 조심스럽게 넘겨본다 약간의 긴장감 미세한 손떨림 상체는 꼿꼿이 하체는 올곧게 무대 위의 프리마돈나처럼 처음은 조심스럽게 집중을 놓치지 않으며 끝까지 한 흐름을 가진다 긴장은 금물이다 몸에 힘을 빼고 들려오는 전주에 귀를 기울인다 지금 순간은 나만의 것 준비한 모든 것을 펼쳐내자 두렵고 무서운 상상은 멈추고 만족스럽고 행복한 순간을 그려내자 단 한 번의 인생이 주어졌으니 당신만의 노래를 반드시 부를 것 그 노래를 만들고 완성할 것 누구도 막을 수 없을 것이다 그 진실을 아는 자들아 함께 부르고 따라 부르자 노래가 시작되었다 더보기
시 쓰는 방 (74) 첫사랑 내가 시를 쓰는 줄 알고 영감을 주고 초대한 적 없는 내 꿈에 나와줬어 ​ 그래, 어때? 잘 지내? 여전히 나 궁금한 걸 보니 우린 조금 특별했던 거 같아 ​ 때때로 나타나 밤새 내 주변을 맴돌고 어떤 날은 둘이 재잘거리기도 또 언제는 가벼운 포옹을 하지 ​ 시간이 점점 갈수록 우리의 기억은 흐려지는데 더욱더 분명해지는 건 네가 나의 첫사랑이었다는 거 ​ 시간은 미래를 향하는데 우리 관계는 과거에 머무르고 있지 물살을 거꾸로 거스르우해는 것처럼 너를 떠오르는 건 이제는 쉽지가 않아 물속에 갇혀 있는 느낌이랄까 ​ 유행 가사에 보면 서로를 알고 싶어 하지 나 또한 유명해져서 나를 알아봐 주길 꿈꿨던 시간도 있었어 하지만 이젠 아니지 ​ 지금이 좋아 가끔씩 생존신고 그렇게 얼굴 비춰줘 지루한 꿈속에 반가움이.. 더보기
시 쓰는 방 (72) 스무고개 맞춰보세요 나를 먹이고 취하게도 하고 울게도 웃게도 한다 어떤 날에는 분노하고 화가 나게 하고 부끄럽고 창피하고 저 멀리 사라지고도 싶다 만져지지도 않는 그것이 날 참 설레게 한다 그저 느끼게 하는 것 이해하게 만드는 것 곁에 두고 싶은 것 나는 이런 것들을 좋아한다 소중하다 사랑한다 아낀다 당신처럼 더보기
시 쓰는 방 (71) 구름 마음 사람의 마음은 구름 같다 때로는 눈길 한번 말 길에 한 번에 살랑이고 흔들린다 형태도 없고 크기도 없고 정해진 것이 없어서 그런가 이 마음은 다스릴 길이 없다 바람이 부면 부는 대로 비가 머금으면 먹은 대로 번개가 치면 치는 대로 그저 투영해버린다 어떤 날에는 다 흩어져 버려 있는지 없는지도 뭉게뭉게 맑은 날에는 한입 가득 넣고 싶은 사탕처럼 유치하면 유치한 대로 촌스러우면 촌스러운 대로 투박하면 투박한 대로 오늘도 내 마음이 스쳐 지나간다 더보기
시 쓰는 방 (70) 인간 샌드백 나에게 퍼부었던 수많은 말들을 기억한다 언젠가 멱살을 잡아 되로 받아주고 싶었다 솔직히 그때가 나타날 때까지 두고두고 벼뤄뒀었지 문득, 이렇게 복수의 칼날을 갈고닦기 보다 나 인간 샌드백이 되어 그런 말들에 타격감 없이 아무렇지 않을 맷집을 키워 가슴을 열고 다 품어줄 수 있다면 지긋한 미움과 증오의 끝을 내고 싶어졌다 원망도 불평도 이제는 지긋지긋하다 살기 가득한 에너지를 끊어내고 싶다 해볼 수 있을지 그 모든 과거를 끌어안고 논개처럼 강물로 뛰어들 수 있을까? 더보기
시 쓰는 방 (69) 시의 탄생 완성할 수 있을까 의심하지도 말 것 걸작이 될 수 있을까 상상하지도 말 것 시인이 될 수 있을까 고민하지도 말 것 내가 하는 것이 아니다 그저 써 내려갈 뿐 시의 영감은 하늘에서 주어질 뿐 시의 재료는 삶에서 떡하니 떨어질 뿐 조미료는 눈물과 콧물 그리고 땀방울에서 그렇게 엉성하게 모여진 시들을 베틀에 짜서 엮어내면 그만이다 단 하늘의 반짝임은 만나처럼 내려지니 그 순간만을 기다릴 것 무르익고 익어 숙성이 되면 약이 되고 술이 되고 밥이 되는 시가 된다 그렇게 또 시인이 되겠지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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