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쓰는 방 (619) 좁은 길
내가 가는 길은, 정말 좁은 길일까.함께 걷던 사람들이 하나둘씩 빠져나간다.아니면, 애초에 이 길은 혼자서도 충분히 걸을 수 있는 길이었을까. 나는 늘 대로보다는 좁은 길을 택해왔다.남들이 많이 가는 길, 북적이는 곳은 마음이 가지 않았다.그보다는잘 하지 않는 일,힘들어하는 일,누군가 꼭 해야만 하는 일을굳이, 기꺼이, 먼저 하고 싶었다. 그래서 내가 하는 일은 늘 ‘개척’이었다.전례가 없고, 인기가 없고,찾아보기 어려운 일들. 새롭게 만들고차근차근 다져나가야 하는 길. 손끝으로 만지고,조심스레 두드리고,내 방식대로 입혀나가는 일들. 혼자 걷는 길은 때로 외롭다.하지만, 그래서 더 편하고 좋기도 하다. 남의 속도에 맞출 필요 없이,내 걸음으로 걸을 수 있으니까. 어떤 작품이 나올까.어떤 결말을 향해 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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