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의거리 썸네일형 리스트형 시 쓰는 방 (577) 오늘의 일기 장례식장으로 향하는 길.오랜만에 남편과 나란히 앉은 차 안,우리가 함께 아는 이의 부친께서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다. 아이들을 챙기고,검은 옷을 입은 뒤말없이 자리를 나섰다. 그때, 조심스레 꺼내는 남편의 말.“현금이 있나.”잠시 멈칫하는 그의 얼굴에는선뜻 움직이지 못하는 마음이 스쳐 지나갔다.“꼭 가야 하나.”이어진 그의 말은,이내 “당신 때문에 가는 거야.” 라는 문장으로 마무리되었다. 정작 고인을 애도할 자리는그에게 더 가까운 이의 가족이었다. 그 순간,속에서 작게 일렁이는 감정을 애써 다잡았다. 종종 그런다.내가 먼저 준비하지 않으면무언가 하나쯤 빠지게 되고,자연스레 발걸음은 늦춰진다. 검소함이라 부를 수도 있겠지만,어떤 날은 계산이라는 말에 더 가까웠다. 작은 장면들이 켜켜이 쌓이며마음 안쪽에..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