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쓰는 방 (524) 영화 한 편
말초를 깨우는 영화살아 있는 감각을 깨운다.졸리고 아플 때, 감각은 이상해지고 어눌해진다.그럴 때 잔인한 영화 한 편이잠들어가는 나를 다시 깨운다.이런 영화를 왜 만들까, 누가 보나 싶었다.하지만 가끔, 아주아주 시큼한 피클처럼본능을 자극하는 순간이 찾아온다.파블로프의 실험실 개처럼,입 안에 침이 고인다.작은 신경세포들이 깨어나고,세포 하나하나가 놀라 자빠진다.화면을 꺼놓고 소리만 들어도 충분히 무섭다.잠깐 보기만 해도 다음 장면이 저절로 상상된다.눈을 감고 잠자리에 들어도,잔상은 떠나지 않는다.강렬한 맛은 몸속 깊이 각인된다.잠은 깼지만, 다시 잠들 수 없다.흥분되고, 각성된다.가끔은 이런 게 필요하다.자주는 해롭지만,일상의 단조로움을 깨운다.시원한 냉수와 얼음물처럼,크고 화려한 영상과, 무시무시한 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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