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한계를 아는 일
24살,
사촌동생과 함께 살았다.
부모님은 사업으로 다른 지역에 계셨고,
나는 초등학생 동생을 돌봤다.
잘해준 것보다
못해준 기억이 더 많이 남는다.
그래서 언젠가 그 아이에게 사과했다.
그럼에도 마음속 어딘가에
늘 가시처럼 걸려 있는 답답함이 있었다.
그러다 문득,
나는 그 아이를 그저 ‘동생’으로 대해왔다는 걸 알게 됐다.
‘엄마’처럼 완전한 보호자가 되지 못했다는 걸
받아들이고 나니 조금은 편해졌다.
몇 해 전,
강아지를 키웠다.
정성을 다해 키우다
임신과 육아로 인해 힘들어졌고
결국 멀리 보내게 되었다.
그 후로도 종종 강아지를 떠올리면
마음속에 죄책감이 올라왔다.
미안했고, 아팠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그 강아지를 사람처럼 대하지 못했음을,
그 기준으로는 내가 부족했음을 인정하게 되었다.
물론, 어떤 이들은
동물을 사람처럼, 가족처럼
아주 각별히 보살핀다.
하지만 나는 그만큼은 아니었던 것이다.
모두에게 ‘최선’의 기준은 같지 않다.
각자의 상황과 마음만큼 다르다.
이 사실을 받아들이고 나니
오랫동안 손목에 묶여 있던
양쪽 쇠사슬이 풀린 것 같았다.
나의 한계를 아는 일,
그것이 나를 자유롭게 한다.
그래도 나는 여전히
미안하고,
사랑하고,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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