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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쓰는 방 (593) 생일 축하

친한 친구이자, 동료이자, 동생인

멀리 사는 친구에게서 음성 메시지가 도착했다.

주기적으로 연락하며 지내왔지만,

오늘은 특별했다.

생일이라고,

곱게 축하 노래를 불러주었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받은

첫 번째 축하였다.

평소 같았으면

고마운 마음을 느끼며 미소로 지나쳤을 텐데,

오늘은 노래를 듣다 괜히 눈물이 났다.

멀리서 지내고 있는 친구의

수고로움과 지친 하루들이

그 목소리에 겹쳐져 들려오는 듯했다.

그리고 그리움이,

보고 싶은 마음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멀리서도 잊지 않고

내 생일을 기억해준 그 마음이

참 고맙고 따뜻했다.

한편으로는

그 친구를 보러 가지 못하는 내 상황이

부끄럽고 미안했다.

이렇게 우리가 떨어져 있다는 사실이

새삼 선명하게 느껴졌다.

우리는

만날 수 없는 사이가 되었구나.

만날 수 있는데도

안 만나는 것과는

다른 감정이다.

선택할 수 없다는 것,

그건

참 슬픈 일이다.

당분간은

직접 얼굴을 마주할 수 없겠지만—

조만간

영상으로라도 꼭 다시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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