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아닌 봄날 웬 눈보라냐?
매서운 눈바람이 우리를 갈라 놓는가 보다.
이 지구 통틀어 가장 말이 잘 통하는 너에게
나는 언제라도 달려가고 싶다.
삶이라는 커다란 파도가 자꾸만 우리를 찢어 놓는다.
잠시라도 행복할까 봐 매운맛을 자꾸만 보여 준다.
버선발로 마중 나가고 싶은데 내게 오는 길이 쉽지 않구나.
멀다면 멀고 가깝다면 가까운 거리에 사는 곳에서
얼굴 한번 보기가 갈라선 남과 북이다.
뛰어가면 만날 수 있을 것 같은데
손만 뻗으면 닿을 것 같은데
갈 수도 볼 수도 없으니
이산가족이 따로 없다.
동이냐 서이냐 남이냐 북이냐
네가 부르면 어디든 갈 텐데...
차갑고 따가운 강풍에 한 걸음도 못 내딛고 있다.
인생이 질투하는 것일까?
삶이 시기하는 것일까?
만나기를 손꼽아 기다리다가
오늘도 제자리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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