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시작이다
쓸데없는 눈물이 터졌다
얼른 잠그려고 해도
멈춰지지가 않는다
찔끔찔끔 나눠보려는데
고장이 난 것 같다
누굴 위한 울음인가
누굴 위한 안타까움인가
누굴 위한 미안함인가
누굴 위한 슬픔인가
늘 울어도 부족한 이유는 무엇일까
다시 또 샘솟는 눈물이다
제발이지 필요할 때만
적절할 때 나오면 좋으련만
낡은 수도꼭지처럼
잘 잠기지도 않고
잘 열리지도 않는데
한번씩 열리면
잠글수가 없다
다시 잠그고 잠가도
비시시 비집고
물방울이 또르르 구른다
똑똑똑
남은 아픔이 떨어진다
뚝뚝뚝
무시와 비난이 흐른다
딱딱딱
억울함과 고통이 내린다
어쩔 수 없어
수도꼭지 밑에
커다란 바가지를 놓아둔다
흐르는 물방울을 바가지에 모은다
그리곤 모아진 물로 온몸을 씻어낸다
흘렸던 눈물을 기억하며
괴로움을 물속에 가득 흘러보낸다
작은 바가지로
눈물을 길어
비누를 씻어내고
거품을 겉어낸다
그렇게 하다 보면
맑갛게 뽀얀
핏빛 속살로
되돌아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괴로움의 눈물은 하수구 구멍을 타고
쉼 없이 들로 강으로 바다로 간다
그리고 한참 뒤 빗물로 다시 머릿결을 적신다
머릿결을 타고 앞 눈썹을 지나 눈물샘과 함께 다시 내린다

#눈물, #아픔, #슬픔, #감정의흐름, #수도꼭지, #고통, #눈물의길, #치유, #자아의회복, #괴로움, #슬픔의여정, #감정의발산, #내려오는눈물, #내면의회복, #기억과슬픔, #눈물의치유, #자기정화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