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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쓰는 방 (474) 다시 사랑한다면

다시 사랑해 보기로 했어요.

충분히 미워했거든요.

있는 욕 없는 욕 다 퍼부었거든요.

이젠 갈 곳을 잃었나 봐요.

근데 누구를 미워했던 거죠?

무엇이 그리도 화나게 했던 거죠?

감쪽같지는 않아도

불씨가 사그라들었네요.

여기 흔적은 남았어요.

깨끗할 수는 없겠지요.

화상처럼 애리고 아프기도 해요.

예쁜 것만 있지 않으니까요.

부드러워질 수 있을까요?

보드라워질 수 있을까요?

반질반질한 조약돌처럼

만지면 만질수록 기분 좋은 만득이처럼

탱탱하게 부풀어 오른 반죽처럼

보기에도 적당하게

남부럽지 않게

사랑할 수 있을까요?

제게 사랑이 다시 온 걸까요?

제게 사랑이 남이 있는 걸까요?

그렇다면 잠시 붙들어맬게요.

거기 꼭 계세요.

금방 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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