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위를 들고
앞치마를 두르고
고객을 맞이한다
자리에 앉는 고객의 지저분하고
뒤엉켜있는 머리카락을
무심한 듯 노련하게 씻기고 빗고 자른다
싹둑싹둑
잘려나간 머리처럼
삶의 고뇌의 한 찰나가
함께 잘려나간다
뜬금없는 고객의 푸념 거리와
정리되지 않는 이야기 속에
숨겨둔 속마음들이
볶아지고 펴지고 다듬어져간다
들어올 때와는 분명히 달라지는 곳
늙고 희끗한 신사가 소년의 마음을 되찾고
주름진 할머니가 웃음을 되찾는 곳
아이들의 호기심과 상상력이 실현되는 곳
같은 미용실 10년 차
한 미용실을 다니는 동안
연애도 하고 결혼도 하고
애도 둘이나 낳았다
머리하는 곳에서
그간의 삶들이 따아진 머리처럼 연결된다
저마다의 다양한 머릿결처럼
다채로운 색감과 모양새가 함께 어울려져간다
무엇을 하고 살든
무얼 먹고살든
다들 때가 되면
미용실에 간다
머리를 손질하러 갈 곳이 있다는 것
내 맘에 쏙 드는 미용실이 있다는 것
삶의 작은 행복이자 기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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