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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쓰는 방 (394) 가능(可能)

 

복음에 위반되는 자,

말씀을 거스르는 자,

 

난 가능할까?

축복보단 저주가 익숙하다

신께서는 서로 사랑하라 하시는데

나는 미워하라라고 화답한다

분명 나는 신에 속한 자라 믿는데

내 일상은 비천하기 짝이 없다

 

아직도 이불을 뒤집어쓰고

혼자 웅얼거린다

당했던 수모와 수치를 곱씹고

누군가 나를 구원해 주길

기다리고 있다

 

나는 모든 것을 가진 자라고 믿는데

옹졸하고 비참한 거지꼴이 따로 없다

돌아온 탕자의 형님처럼

탕자를 두둔하며 질타하고 있다

 

눈을 돌려 땅을 봐라

저 아래 다리 밑을 봐라

신께서는 대답하신다

 

나보다 힘든 자들

가진 것이 없는 자들

다시 내게 베풀 일 없는 자들

외로운 자들

힘이 없는 자들

무시당하는 자들

하루하루 지옥을 사는 자들

딱 하루만 살 양식이 남은 자들

누군가 돕지 않으면 살 수 없는 자들

 

자 여기 있다

아픈 자들

저는 자들

고통받는 자들

너의 가능성 여기 있다

낮은 곳으로 흐르는 것

나의 시선은 여기 있다

나의 답도 여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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