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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쓰는 방 (382) 행복하지 못해서

 

행복하지 못해서

새벽에 일어난다

 

주어진 삶이 너무 불공평해서

뭐라도 해본다

 

경쟁심이 지나치게 강해서

가만히 있지를 못한다

 

의욕이 앞서서 무언가를 하고 있다

멈추기가 참 어려운 지경이다

 

내가 꿈꿨던 게 반드시 이뤄질 순 없겠지

내가 갖고 싶은 걸 꼭 가질 수도 없겠지

가진 것보다 잃은 게 더 많이 느껴지기도 하지

비참한 것 같기도 하고 초라하기도 하다

 

복잡한 심경을 숨기기보다는

이렇게 토로해버리면 숨이라도 쉬어질까 싶다

 

일어나는 하나하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생각하고 또 생각하다 보면

어느새 늙어버린 피폐한 나를 마주한다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

이렇게까지 살아야 하나

한숨만 푹푹 쉬어진다

 

그러다가도 아침에 맑은 하늘을 보면

피식 미소가 피어난다

그리고 속으로 외친다

오늘 만난 구름은 나만 본 거다

백만 불짜리 구름

나를 위해 거기 떠있었다

이렇게 상상하다가

혼자 웃어버린다

 

행복하고 싶었다

그게 전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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