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백 개의 글을 쓰다
백 번째
이백 번째
삼백 번째 느낌이 다다르다
매년 다가오는 생일날처럼
감회가 교차되면서 새롭다
만 가지 오묘한 느낌을 받는다
글을 쓰는 날은
내게 특별한 날이다
찰나의 순간을 특별한 시간으로 만들어 낼 수 있다
흘러가는 그저 카이로스의 시간이 아니라
한순간의 점처럼
깊은 의미를 지니는 크로노스의 시간이다
사백 번째는 어떤 느낌일까
궁금해서라도 또 써야겠다
여기까지 오기까지
스스로에게 또는 타인에게로부터
수많은 갈등과 고비가 있었다
어떤 허들이든 결국 넘어왔다
때로는 넘어지고 다치고 아프고
슬프고 외롭고 부끄럽고 수치스럽고
그런데 지금 삼백하고도 두번째이다
그래 난 아마 계속 질 거다
승리는 아니다
우승도 상금도 없다
지는 게임인 거 알지만
근근이 끝까지 갈 거다
손목이 두꺼워지든
손가락이 휘어지든
두드릴 힘만 있다면
이 경기에 계속 참여할 테다
누구도 초대한 적도
경쟁할 대상도 없지만
나는 글쓰기라는 해류에 빠졌다
아니 빠져들었지
헤맬 거다 충분히 바둥거릴 거다
나만의 방법을 찾을 거다
때론 잘못된 길로도 갈 거다
그러니 따라오지 마시길
그래도 여유가 있다면
공감 버튼이나 댓글이나
아니면 끝까지 읽어보시길
은근슬쩍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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