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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쓰는 방 (300) 젊은 건축학도

 

그의 두꺼운 안경 너머로

건축에 대한 열정이 보였다

그가 우리에게 말하기 전에는

모든 것들이 그저 조형물이었다

 

 

그가 불어넣는 숨과 이야기는

전시된 작품에 생기를 불어넣었다

쉴 새 없이 뿜는 그의 이야기

건축에 대한 철학

유명한 건축가들의 이름 등등

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갈 때

 

 

그의 안경에 비친

나의 꿈을 보았다

나도 이렇게 열과 성을 다했었지

마치 답이라도 찾은 듯

미쳐있었지

누구에게라도 붙잡고 말하고 싶었지

 

 

언젠가는 정상에 오를 것을

의심하지 않았지

올라갈 것만을 그렸던 시절

 

 

그를 만나

상자에 덮어둔

과거의 나를 만났다

 

 

먼지가 뒤 덮인 상자 속엔

꿈과 열정

풋풋한 설렘들이 가득 담겨 있었다

 

 

오래되고 낡은 듯하나

뚜렷이 보였다

 

 

시간이 가도

진짜는 더 가치롭다

텅 빈 껍데기가 되지 않으려면

가슴속 빈 곳들을 다시 채워야 한다

 

 

꿈꾸고

흥분하고

열정 가득하고

다시 또 도전하고

 

 

낡은 상자 속의 열쇠들을 꺼내

잠긴 것들을 열어내고

봉인된 자물쇠를 걷어내고

잠든 것들을 깨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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