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어찌 살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
한 명만 더 낳으면 세명
그때는 자유이다
숨겨둔 선녀복을 찾아
내가 살던 곳으로 돌아가리라
문득 궁금해진
바닥을 뜯어보니
선녀복이 있다
약속이고 뭐고
애고 뭐고
다 팽개치고 가면 되는데
발길이 멈추고
눈길이 멈추고
마음이 멈춘다
지금이 아니고서는 안돼
마음속 경종이 울리지만
차마 집으로 돌아간다
이제는 거기가 집이 아닌가 보다
선녀복을 봐도 더 이상 설레지 않는다
선녀에서 이제는 사람이 되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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