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미워하지 말 것이다
모조리 다 미운 것은 아닐 텐데
원망하면서도
시기하면서도
샅샅이 찾아보면
그로 인해 살아왔던 것이다
증오를 원료로
분노를 재료로
그의 그림자로
숨을 죽였지만
산산이 조각 내 버리면
결국 내 살이 제일 아픈 것이다
화상으로 덴 상처를 모조리
긁는다고 생각해 봐라
어느 정도는 덮어두고
좋았던 것은 좋은 대로
나빴던 것은 나쁜 대로
그렇게 두면 어떨까
그 사람과의 만남을 선택했던
나 자신을 위해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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