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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쓰는 방 (284) 미운사랑

다 미워하지 말 것이다

모조리 다 미운 것은 아닐 텐데

원망하면서도

시기하면서도

샅샅이 찾아보면

그로 인해 살아왔던 것이다

증오를 원료로

분노를 재료로

그의 그림자로

숨을 죽였지만

산산이 조각 내 버리면

결국 내 살이 제일 아픈 것이다

화상으로 덴 상처를 모조리

긁는다고 생각해 봐라

어느 정도는 덮어두고

좋았던 것은 좋은 대로

나빴던 것은 나쁜 대로

그렇게 두면 어떨까

그 사람과의 만남을 선택했던

나 자신을 위해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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