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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쓰는 방 (18) 원수

답답한 건지 체한 건지

구분이 안 가는 날이 있다

걱정이 되는 건지 불안한 건지

나도 종잡을 수 없을 때

잠시 너의 존재를 떠올리며

복잡한 내 마음을 살펴본다

불행할 앞날일 것 같다는 예측이

나를 사로잡는 데

나는 과연 어떻게 빠져나올 수 있을까

포로가 되어 그저 끌려가야 하나

아니면 도망이라도 쳐야 하나

마음속 빗장을 이내 닫아보지만

비집고 결국 들어온다

너스레 떨던

아주 여유롭던

웃음기 가득한 나는 어디로 갔는가

두려워떨지 말자

어차피 겪어야 할 거라면

온몸 기꺼이 내 던지자

같이 죽자

죽여줄게

부숴줄게

진정 원한다면

맹렬한 짐승이 되어

피 뿌리며 맞이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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