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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쓰는 방 (188) 시골 목욕탕

 

목욕탕에 가면

머리는 비워지고

마음은 가벼워진다

몸무게는 그대로

 

지치고 힘든 몸뚱어리를 돌보는 시간

긴 말없이 온몸을 밀고 비빈다

 

누구랄 것 없이 나체로

자유롭게

부끄럼 없이

 

씻고 나면 어찌나 노곤한지

낮잠을 불러들인다

잠시라도 한숨을 돌리는 곳

 

동네 마실인 여탕의 풍경

물건을 팔고 돈을 받고

계란 식혜 바나나우유 감식초

온갖 농산물이 즐비하다

 

주름진 여인들의 넉살처럼

시골 목욕탕은 그렇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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