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바보 같다는 생각이 든다
우울감이 가슴을 압박하고 숨통을 조여오는데
작은 컵라면 하나에 헛웃음이 난다
냉동실에 얼려둔 냉동밥 한 덩이에 만족감이 차오른다
선반에 미쳐 못 봤던 크래커 한 봉지에 여유를 찾는다
단순한 건지 욕구에 충실한 건지 정말 배고팠던 건지
무얼 그리 갈망해서
무얼 그리 원해서
뭐가 그리 불만이란 말이다
이러다가도 멍해지고 고개를 들 수가 없다
왜 이렇게 인간은
작은 것 하나에
그깟 쪼그만 것 하나에 출렁일까
어느 날엔 세상 지혜로운 현자였다가
어느 날엔 세 살배기 아기가 따로 없다
성숙은 무엇이며 성장은 무엇인가
정답도 없으며 형태도 없는 것이
애를 태우며 까만 숯이 되게 한다
그 누구 하나도
이것이 무언지 제대로 모르면서
서로 손가락질하기 바쁘다
미성숙하다느니
애송이라니
자기들끼리 만들어놓은 규칙과 눈치작전에
휘말리지 않으면 이내 성깔을 낸다
사탕 하나에
과자 하나에
웃는 아이를 보며
어리석다 말하는 이여
오히려 이 초콜릿 먹는 아이에게 희망이 있다
오늘의 내가 있어서
내일의 내가 있어서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다
누구를 위해 누구 때문에
옹졸하게 살지 말자
등신같이 내장까지 꺼내
빌빌거리며 살지 말자
똑같이 주어진 삶이라는 영역에서
가장 나스럽게 나답게 살자
죽는 것은
내가 관여할 영역이 아니라고 믿으니
사는 것만 생각하자
내일 죽는대도 오늘은 산다
그렇게 매일매일 다가오는 오늘을 오늘답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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