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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쓰는 방 (166) 구원자 환상

 

구원자 환상

나를 병들게 한 이상

꿈속에서만 꿈꿀 걸 그랬다

 

누군가를 도와주고 싶다는 생각은

결국 내가 도움을 받고 싶다는 말

 

내가 누군가를 절절하게 돕는다면

다른 누구도 나에게 그렇게 하지 않을까 하는 착각

 

나만의 방식과 기준으로

도왔다 믿으며

원하지도 않는 사람을

원하지도 않는 방식으로 도왔다

 

마치 천사라도 된 양

손길 한번 잡아주면

그는 침바른 입술로

속삭인 그 한마디에

뱀처럼 속아 내주었다

 

결과는 참혹한 독이 되어

몸과 마음이 병들게 됐다

더는 하고 싶지도

할 이유도 찾지 못했다

결국 이렇게 될거면 흉내라도 내지 말걸

 

서로 찢고 찢는 생채기 속에서

피가 나고 딱지가 굳듯

치료될 날만 기다린다

 

너는 나의 구원이 아니며

나도 너의 구원이 아니다

서로 죽고 죽이는

이길의 끝은 어디까지인가

 

언젠가는

진정 살리고 돕는 구원의 손길에 와닿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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