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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쓰는 방 (164) 도피처

 

누구는 있다 없다 말한다

나는 가본 적은 없지만 있다고 말한다

사실 있고 싶다 아니, 있어야만 한다

이 땅에 발붙이고 사는 동안

그곳에 갈 수 있다는 사실이 나를 위로해 준다

갔다 왔다고 내가 봤다고 말하는 이들도 간혹 있지만

그다지 신뢰하지 않는다

힘든 현실 속에서

때론 도피처가 되어

나는 여기 속한 사람이 아니야

나는 갈 곳이 있어 거기에서는 왕자, 공주래

조금은 유치한 상상을 하며 버티고 싶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울 아들은 천국보다

여기서 오래 같이 살자 한다

맞아 그래 그러면 더없이 좋지

근데 거기가 본향이라니까

선택지가 없는 곳

가야 하는 곳이라니까

 

삶도 처절하게 사랑하면서

동시에 하늘도 사랑할 수 있을까?

 

거기는 눈물도 없고

고통도 없고

슬픔도 없다는데

그건 무슨 상태일까 싶다

 

확신과 믿음이 견고해졌으면 좋겠다

살다 보면 더 명확해지는 걸까

 

영원을 산다는 건

영원을 누린다는 건

지금 이 미개한 상태로는 알 수가 없다

 

그와 더불어 먹고

그와 더불어 살고

그와 더불어 놀고

그의 영원을 노래하며

미지의 영역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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