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 한번 해보자
진정 그 사람에게 집중한 적 있는가?
왜 당신은 이제 사람이 싫어졌지?
관심조차 안 가는 이유는?
싫은 이유들만 둘러대는가?
솔직한 마음가짐의 상태는 무엇인가?
열렬한 팬이 되어 그토록 좋아했던 마음은 어디로 가버린 걸까?
변덕이 심한 건지
기억이 안 나는 건지
혼자 청문회를 열어본다
고마웠던 마음과 감사했던 일들
애틋했던 순간들
새까맣게 지워버리고
이제 와서 모르쇠 하는 나
사람을 좋아하던 내가
항상 긍정적이려던 내가
좋아서 먼저 찾아가던 내가
딴 사람이 되었다
나의 변화를 보는 주변은 서운해한다
내가 바뀌었다고
예전의 내가 아니라고
뭔가 문제가 있다고
인정한다
그때의 순진무구함과 순수함은
한 꺼풀 벗겨졌다
근데 억지로 다시 씌울 수가 없다
이제는 세상이 눈에 크게 보인다
티끌도 먼지도 보이는 것이다
그래서 조금은 주저하고, 자꾸만 주춤하고 움추려들게 됐다
계절이 지나 추운 겨울이 오듯
나에게도 겨울이 와서 차갑게 얼었다
동면에 들어간 겨울 동물들처럼
살아남기 위해 휴지기가 되었다
동면 속에서 나도 나를 좀 챙기고 돌보고
나를 위한 에너지를 모으고 나에게 집중해나간다
결국 내가 나를 책임지고 돌봐야 하니까,
오늘 청문회는 일단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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