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시 쓰는 방 (143) 미움 지우개

 

미움 지우개가 필요하다

상대를 측은히 여기고 불쌍히 여기며 이해하라는 이야기

누구나 할 법도 하지만

소아마비 장애를 가진 당신의 고백을 듣는 중

마치 나 한 사람을 위한 진실한 충고로 느껴졌다

 

그냥 이야기일 뿐인데

불특정한 누군가를 위한 이야기임에도

그 말이 한마디가 내 마음속 미움과 원망의 글을 한 줄씩 한 줄씩 지웠다

내 얘기처럼 듣다 보니 위로를 받게 되고 진심으로 동의가 되었다

 

새까만 공책 같던 마음이

점차 하얀 새 공책처럼 깨끗하게 지워졌다

너무나도 감사합니다

당신의 이야기들이

당신의 삶이

당신의 치열했던 인생이

나를 살렸네요

 

시간이 지나 버려

누렇게 종이가 뜨기 전에

시기를 놓쳐

공책을 잃어버리기 전에

지울 수 있게 해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저의 삶도

누군가의 아픔을 지우는 지우개처럼

미움과 원망을 지워내고 닦아내며 살겠습니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