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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쓰는 방 (12) 벤치에 앉아서

쓸쓸한 벤치 위에

마른 나뭇잎 하나 놓여있다

혼자라 쓸쓸해 보였을까?

잎을 떨구어준 나무와 바람에게 감사를 띄어본다

언제나였다 외로운 내 옆자리에 꼭 붙어

앉아 준 친구가 있다

때론 엄마 같고 언니 같고

때때로 타일러 주는 선생님 같았다가도

언제나 그렇듯

말없이 내 옆에 살포시 앉아준다

그렇게 나의 울음과 웃음을 위로해 주다가

친구라는 이름으로

우정이라는 경계 아래로

다시 내 옆에 존재한다

이른 오후

빈 벤치에 기대어 앉아

눈을 감아보면

느껴지는 바람과 온기 냄새들

조용히 눈을 감고 숨을 크게 쉬어본다

빈 마음은 꽉 차고

넘치는 마음은 비워 내진 다

돌고 돌아 다시 만나는

그 순간이 오길 기대하며

벤치의 빈 옆자를 지그시 바라본다

늘 곁에 있어준 친구에게

감사를 전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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